크게 잘되는 예수님의 방식
에세이
무엇을 성공이라고 부르는가
저도 크게 잘되고 싶습니다. 입 밖으로 말하고 나니 조금 간지럽습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이라면 성공에 관심 없는 척해야 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돈도 필요 없고, 높은 자리도 싫고, 고난만 기쁘게 받겠다고 말해야 거룩해 보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저는 잘되고 싶습니다. 아마 많은 분도 그럴 것입니다.
문제는 잘되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보다, 제가 무엇을 성공이라고 부르는가에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오르면 성공했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그 기준만 붙들면 사람은 금세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남보다 더 가져야 안심하고, 남보다 앞에 서야 자기가 커진 것처럼 느낍니다. 하나님도 제 성공을 이루어 주는 수단으로 대하게 됩니다.
성경은 성도가 영광으로 부르심 받았다고 말합니다. 로마서 8장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그리스도와 함께한 상속자라고 선언합니다. 이 약속은 작지 않습니다. 요한계시록에는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초라함에 가두기 위해 부르신 분이 아닙니다.
그러나 로마서 8장의 문장을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해 고난도 함께 받는다고 했습니다. 지금의 고난과 장차 나타날 영광을 비교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성경이 약속한 영광을 당장의 연봉과 직급으로 바꾸어 읽을 수는 없습니다. 믿는 사람은 반드시 부자가 되고 높은 자리에 오른다는 보증서가 아닙니다. 우리의 마지막이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영광이라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길은 때로 짜증날 정도로 이상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마음고생하지 않을 일을 굳이 맡을 때가 있습니다. 별로 이득이 없어 보이는 자리에 남아 사람을 돕기도 합니다. 저도 지금보다 더 좋아 보이는 회사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지금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더 도울 일이 남았다고 느낍니다. 언제까지인지, 제 판단이 늘 맞는지도 다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 기도하고 살펴야 합니다.
믿음은 무조건 현재 자리에 버티는 고집이 아닙니다. 힘든 곳을 떠나면 실패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어디에나 계신다는 말을 이용해 누군가를 해로운 환경에 붙잡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더 번듯해 보이는 길과 더 많이 섬길 수 있는 길 사이에서, 무엇이 지금 제 욕심이고 무엇이 맡겨진 책임인지 정직하게 묻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큰 자리를 원했습니다. 누가 더 큰지 다투었고, 누가 예수님의 좌우에 앉을지를 궁금해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장차 큰 책임을 맡을 것이라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한 방법은 뒤집으셨습니다. 크고자 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 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큰일을 맡고 싶은 마음보다 먼저 그 마음이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셨습니다. 높아지기 위해 사람을 밟는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낮아질 수 있는가. 자리가 커질수록 더 많이 받으려 하는가. 아니면 더 많은 책임을 지려 하는가. 예수님이 찌르신 것은 크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못한 제자들의 체면보다, 그들이 붙든 방식이었습니다.
섬김을 성공으로 올라가는 기술로 바꾸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사람을 섬기는 까닭이 나중에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면, 사람은 어느새 제 성공을 위한 사다리가 됩니다. 겉으로는 낮아졌지만 마음으로는 계속 계산합니다. 이만큼 했으니 언제 높여 주실지, 이 수고가 언제 돈과 자리로 돌아올지 기다립니다.
성경이 말하는 상속과 영광은 우리의 섬김을 헛되지 않게 합니다. 그러나 보상의 때와 모양을 제가 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래 섬겨도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현세에서 이름이 커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리스도와 함께 걷는 것, 그분을 닮아 한 사람을 살리는 것 자체가 이미 귀한 열매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섬김은 부당한 대우를 참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일한 사람에게 정당한 보수를 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리더가 다른 사람에게 희생을 요구하면서 자신은 이익을 챙긴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섬김과 반대입니다. 건강한 경계를 세우고 필요한 때 쉬는 것도 책임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섬김은 강요받은 무보수 노동이 아닙니다. 내가 이 공동체에서 받는 것만 헤아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무엇을 더 좋은 것으로 건넬 수 있을지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돈으로 값을 매기기 어려운 친절,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 지친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시간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받은 만큼만 겨우 돌려주는 계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야베스는 하나님께 복에 복을 더하시고 지경을 넓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큰 것을 구했다는 이유로 꾸중받지 않았습니다. 저도 크게 구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섬길 실력과 기회, 더 넓은 책임을 감당할 힘을 달라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다만 제 지경이 넓어질수록 제 이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나기를 함께 구해야 합니다.
저는 큰일을 맡고 싶다고 기도하면서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커피 한 잔 사는 일은 자주 잊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말은 쉽게 하면서, 지금 함께 일하는 사람의 수고를 알아주는 말에는 인색합니다. 이것이 제 성공 욕구가 정말 예수님의 방식을 따르고 있는지 보여 주는 작은 시험인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높이 올라가고 싶은가보다, 그 자리에서 누구를 살리고 싶은가를 묻고 싶습니다. 얼마나 많이 받고 싶은가보다, 오늘 제가 먼저 건넬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피고 싶습니다. 크게 잘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대신 그 마음이 사람을 소모시키지 않도록 예수님의 방식 아래 두겠습니다.
오늘도 크게 구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 앞에 있는 한 사람부터 더 잘 섬기겠습니다. 아, 커피 한 잔도 잊지 않겠습니다.
강의 요약
1. 잘되고 싶은 마음은 숨기기보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2. 성도의 영광은 현세의 부와 지위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약속이 아닙니다
3. 로마서 8장은 장차 받을 영광과 현재의 고난을 함께 말합니다
4. 믿음은 더 좋아 보이는 길과 더 많이 섬길 길 사이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5. 예수님은 크고자 하는 사람에게 섬기는 자가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6. 섬김은 성공을 얻기 위한 계산이나 사람을 이용하는 사다리가 아닙니다
7. 자발적인 섬김과 부당하게 강요되는 희생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8. 큰 것을 구할수록 오늘 가까이 있는 한 사람을 더 잘 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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