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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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가장 약한 쪽부터 훈련해야 합니다

운동하러 가면 저는 상체만 조금 하고 끝내고 싶었습니다. 눈에 잘 보이고, 익숙하고, 그나마 할 만했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그런 저를 보고 “또 그것만 하고 끝나네”라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가르쳐 주던 분은 한동안 하체 운동을 계속 시켰습니다. 제가 피하고 싶었던 바로 그 부분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이미 잘하는 것을 다시 할 때 마음이 편합니다. 잘한다는 말도 들을 수 있고, 결과도 빨리 보입니다. 약한 곳을 훈련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세부터 어색하고, 힘은 들고, 내가 이것도 못한다는 사실까지 보입니다. 약점을 보는 데에는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합니다.

신앙에도 그런 면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말씀·은사·성품·열정·성숙·공동체성이라는 여섯 면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그림의 목적은 사람의 신앙에 점수를 매기는 데 있지 않습니다. 완벽한 육각형은 애초에 없습니다. 다만 한쪽이 너무 크게 비어 있으면, 아무리 뛰어난 강점이 있어도 삶과 사역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은사와 열정이 넘치는 것은 귀합니다. 그러나 말씀의 뿌리가 얕고 성품과 공동체성이 비어 있으면, 본인은 뜨거운데 주변이 괴롭습니다. 말씀을 많이 알아도 성숙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 지식으로 사람을 살리기보다 누를 수 있습니다. 강점은 분명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렇다고 강점 하나가 사람 전체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성품을 타고난 순한 성격과 같다고 보면 곤란합니다. 조급함과 미움과 다툼이 올라올 때 성령께서 저를 어떻게 다루고 계시는지 보는 것입니다. 사랑과 오래 참음과 절제가 실제 관계 안에서 맺히는지 살피는 일입니. 은사를 크게 쓰고 싶다면 그 은사를 받쳐 줄 성품과 성숙도 함께 자라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볼 때는 품을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빈 곳이 있고, 저 역시 그렇습니다. 반대로 제 부족함을 볼 때는 “원래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라는 말로 오래 숨지 않았으면 합니다. 타인의 약함에는 자비가 필요하고, 제 약함에는 정직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사역 경험도 비슷합니다. 목회·선교·가르침·찬양과 예배·돌봄과 상담·섬김이라는 여러 자리가 있습니다. 여섯 자리를 전부 전문가처럼 잘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해 보지 않은 일을 너무 쉽게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선교를 해 보지 않았다면 그 수고 앞에서 겸손해야 하고, 돌봄을 맡아 보지 않았다면 사람 한 명 곁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여러 곳을 다니며 폭넓게 배우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경험은 많았지만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며 쌓은 신뢰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그런 사람을 쉽게 판단할 처지가 아닙니다. 저도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을 좋아합니다. 마음만 놓고 보면 여기저기 다니고 싶습니다. 그런데 막상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다면 몇 달 만에 떠날 사람을 뽑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제가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것이 달랐습니다.

한 자리에 머무는 시간은 신뢰를 만듭니다. 같은 책임을 반복해서 감당하고, 좋은 날뿐 아니라 불편한 날에도 그 자리를 지키면서 검증됩니다. 저도 한 자리에 꽤 오래 머물며 가끔 “제가 왜 아직 여기 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웃은 적이 있습니다. 머무는 일이 늘 멋있어서 남아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그 시간에만 배울 수 있는 성실함과 관계의 무게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옮겨지는 시간에는 다른 근육이 필요합니다. 이전 자리에서 인정받던 방식이 새 자리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초보자가 되고, 모르는 것을 묻고, 다른 사람의 방식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넓은 경험이 저절로 성숙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옮겨진 사람은 그 과정에서 겸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에게 주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을 아무 선택도 하지 말고 가운데만 서 있으라는 뜻으로 읽으면 좁아집니다. 하나님이 맡기신 길을 벗어나지 말라는 말씀입니. 어떤 때에는 머무는 것이 순종일 수 있고, 어떤 때에는 옮기는 것이 순종일 수 있습니다. 오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버티거나, 새것이 좋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는 분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생하지 말고 고난을 받으십시오”라는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기 욕심과 고집으로 붙든 싸움은 사람을 지치고 허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하나님께 순종하는 동안 피할 수 없이 통과하는 고난은 우리 안에 새로운 근육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힘든 사람을 보며 그 고통이 고집 때문이라고 쉽게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재단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지금 겪는 어려움 속에서 더 진실하고 단단해지고 있습니까, 아니면 자기 고집을 지키느라 계속 망가지고 있습니까.

육각형을 여섯 면을 한꺼번에 완성하라는 부담으로 읽지 마십시오. 오늘 제 신앙에서 가장 비어 있는 한 면이 무엇인지 보는 그림입니다. 말씀은 있는데 성품이 약할 수 있고, 열정은 있는데 공동체를 견디는 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오래 머무는 힘은 있지만 새로 배우는 겸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잘하는 것을 하나 더 자랑하기보다 가장 약한 한 부분을 먼저 보았으면 합니다. 아주 작은 훈련 하나면 됩니다. 사과해야 한다면 사과하고, 배우지 않았던 일을 배워 보고, 떠나고 싶을 때 하루 더 성실하게 서 보십시오. 반대로 익숙함만 붙들고 있었다면 초보자가 되는 자리로 한 걸음 내디뎌 보십시오.

강의 요약

1. 육각형 성장은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 되라는 완벽주의가 아닙니다

2. 신앙의 여섯 면은 말씀·은사·성품·열정·성숙·공동체성입니다

3. 한 면이 심하게 비어 있으면 뛰어난 강점도 삶과 사역 전체를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4. 성품은 타고난 기질만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맺히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5. 다른 사람의 부족함은 품고, 자신의 부족함은 정직하게 훈련해야 합니다

6. 사역 경험의 여섯 면은 목회·선교·가르침·찬양과 예배·돌봄과 상담·섬김입니다

7. 모든 사역을 전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 보지 않은 사역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8. 한 자리에 머무는 시간에는 신뢰·안정성·성실함이 자랍니다

9. 새로운 자리로 옮겨지는 시간에는 이전의 성취를 내려놓고 다시 배우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10. 머묾과 이동 가운데 어느 하나를 공식으로 만들지 말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별해야 합니다

11. 자기 고집으로 만든 고생과 순종 중에 통과하는 고난을 구분하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12. 오늘 가장 약한 한 면을 정직하게 확인하고, 작고 구체적인 훈련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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