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에세이

오히려 나무를 망치는 법

저는 성격이 급한 편입니다. 가능성이 보이면 빨리 밀어붙이고 싶고, 무언가 자라기 시작하면 더 크게 키우고 싶어집니다. 성장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좋아해서 문제입니다. 사람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좋은 모습이 보이면 다음 단계까지 빨리 갔으면 좋겠고, 답답한 모습이 보이면 지금 당장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림을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시계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둘째를 생각하면 이게 얼마나 무리한 일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빨리 커서 똥기저귀도 가리고, 이유식도 지나가고, 알아서 밥을 먹으면 편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붙잡고 빨리 자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때 분유를 주고 돌보는 것입니다. 분유를 안 주면 안 됩니다. 그러나 분유를 준다고 제가 아이의 키를 오늘 밤 사이에 몇 센티미터 늘릴 수도 없습니다.

마가복음 4장에서 씨를 뿌린 사람은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납니다. 그 사이 씨가 싹을 내고 이삭을 맺지만, 정작 농부는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다 알지 못합니다. 생명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자리가 있습니다. 저는 심을 수 있고 물을 줄 수 있습니. 토양도 잘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는 일까지 제 몫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돌봄은 금방 통제가 됩니다.

사역을 하다 보면 리더의 역할을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일과 비슷하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공동체가 느리면 방법을 더 넣고, 반응이 없으면 말을 더 세게 하고, 그래도 움직이지 않으면 제가 뭔가를 덜 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자라는 속도와 결이 다릅니. 누구에게는 한마디가 씨앗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같은 말이 무거운 돌처럼 얹힐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의 때를 한 줄로 세우는 것부터 무리였는지 모릅니다.

한 문장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화낸다고 변하는 게 아니다.” 저는 화를 잘 안 냅니다. 안 냅니다. 안 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가끔 낸다는 것입니다. 꼭 소리를 질러야만 화는 아닙니다. 같은 말을 몇 번씩 확인하고, 답을 정해 놓은 채 재촉하고, 상대의 느린 반응을 못 견뎌 표정을 굳히는 것도 압박이 됩니다. 사랑해서 그런다고 말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걱정되어서라기보다 제 불안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러는 때가 있습니다.

유종원의 「종수곽탁타전」에 나오는 사람들은 나무를 꽤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도 보고 저녁에도 보았습니다. 나무껍질을 긁어 살아 있는지 확인하고, 뿌리를 흔들어 단단히 심겼는지 살폈습니다. 문제는 그 부지런한 걱정 때문에 나무가 망가졌다는 것입니다. 곽탁타는 뿌리가 편안히 펴지도록 하고, 흙을 제대로 덮고, 단단히 다진 뒤에는 자꾸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할 일을 덜 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한 뒤, 자기 손이 멈춰야 할 때를 알았던 사람입니다.

사역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람의 껍질을 계속 긁고, 잘 자라고 있는지 매주 뿌리를 흔들어보면 그 사람은 숨을 곳부터 찾게 됩니다. 명령을 많이 내리고 확인을 자주 한다고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겉으로는 바쁘게 움직여도 안에서는 지칠 수 있습니다. 성장을 추구할수록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이 성장은 사람을 세우고 있습니까. 아니면 원하는 속도에 사람을 맞추느라 소모시키고 있습니까.

이날 한 형제는 가족과 친척을 전도하고 싶어 열심히 물을 주었던 일이 오히려 해가 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습니다. 어떻게 다시 풀어야 할지 깝깝하다고 했습니다. 선한 의도로 한 말이 상대에게는 독촉이었을 수 있고, 복음을 전한다면서 그 사람이 하나님께 스스로 질문할 자리를 빼앗았을 수도 있습니다. 잘해보려던 일이었기에 인정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하나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십니. 약한 사람을 붙들고, 마음이 더딘 사람을 오래 참으십니. 주의 종에게도 다투지 말고 온유하게 가르치며 참으라고 하셨습니. 왜 그래야 합니까. 사람에게 회개를 주시고 착한 일을 시작하여 완성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 제가 조급해지는 순간 자주 빠뜨리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기다림은 책임을 피하는 말이 아닙니다. 물을 주어야 할 때는 물을 주고,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흙도 살펴야 합니다. 다만 같은 말을 또 하고 싶을 때 멈추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으십시오. 맡은 돌봄은 성실히 하되 그 사람 안에서 일하실 하나님의 자리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강의 요약

1. 씨앗은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자랍니다

2. 사람마다 때와 속도가 다릅니다

3. 기다리는 사람은 열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4. 사람의 몫과 하나님의 몫이 따로 있습니다

5. 지나친 걱정은 생명을 해칠 수 있습니다

6. 약한 생명을 오래 품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입니다

7. 분노와 강압은 마음을 깊이 바꾸지 못합니다

8. 하나님이 시작하신 일을 하나님이 이루십니다

나무 심는 곽탁타 이야기

곽탁타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본래 이름은 알 수 없다.

그는 병으로 등이 굽어, 몸을 구부린 채 다녔다. 그 모습이 마치 낙타와 비슷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그를 “탁타”, 곧 낙타라고 불렀다.

곽탁타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참 좋다. 나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주 마땅하다.”

그래서 그는 자기 본래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도 곽탁타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가 사는 마을은 풍락향이라 불렸고, 장안 서쪽에 있었다. 곽탁타는 나무 심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장안의 부유한 사람들 가운데 정원을 꾸미거나 과일나무를 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모두 다투어 그를 데려가려 했다.

곽탁타가 심은 나무를 보면, 새로 심은 것이든 옮겨 심은 것이든 살아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크고 무성하게 자랐으며, 열매도 일찍 많이 맺었다.

다른 나무 심는 사람들이 몰래 살펴보고 따라 해 보았지만, 아무도 그와 같이 할 수 없었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나무를 잘 심습니까?”

곽탁타가 대답했다.

“내가 나무를 오래 살게 하고, 많이 번성하게 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나무의 타고난 성질을 따라 주어, 그 본성이 이루어지게 할 뿐입니다.

무릇 나무를 심는 이치는 이렇습니다. 뿌리는 편안히 펴지기를 원하고, 흙은 평평하게 덮이기를 원하며, 흙은 본래 있던 흙이 좋고, 다져 주는 것은 단단해야 합니다.

이렇게 심고 난 뒤에는 움직이지 말고, 염려하지 말며, 떠나서는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합니다.

심을 때는 자식을 대하듯 정성껏 하고, 심은 뒤에는 버려둔 듯이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나무의 타고난 생명은 온전히 보존되고, 그 본성은 제 길을 얻게 됩니다.

그러므로 나는 나무의 자람을 해치지 않을 뿐입니다. 내가 특별히 나무를 크고 무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열매 맺는 일을 방해하지 않을 뿐입니다. 내가 특별히 열매를 일찍, 많이 맺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나무 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뿌리는 오그라들게 하고, 흙은 새 흙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흙을 덮는 것도 너무 지나치거나, 아니면 모자라게 합니다.

혹시 이와 반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 해도, 또 너무 지나치게 사랑하고, 너무 부지런히 걱정합니다.

아침에 와서 보고, 저녁에 와서 어루만집니다.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와 살펴봅니다.

심한 사람은 나무껍질을 긁어 보며 살아 있는지 말라 죽었는지 확인하고, 뿌리 부분을 흔들어 보며 단단히 심겼는지 느슨한지 살핍니다.

그러는 사이에 나무의 본성은 날마다 점점 멀어집니다.

비록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해치는 것입니다. 비록 걱정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원수처럼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나를 따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가 또 무슨 특별한 일을 하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사람이 다시 물었다.

“당신의 이 방법을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도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곽탁타가 말했다.

“나는 나무 심는 일만 알 뿐입니다. 다스리는 일은 내 직업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시골에 살면서 보니,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들은 명령을 너무 번거롭게 내리기를 좋아합니다. 겉으로는 백성을 매우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백성에게 해가 됩니다.

아침저녁으로 관리들이 찾아와 소리칩니다.

‘관청의 명령이다. 너희는 밭갈이를 서둘러라. 심는 일을 힘써라. 추수하는 일을 독촉하라. 일찍 실을 켜라. 일찍 베를 짜라. 어린아이를 잘 기르고, 닭과 돼지를 잘 키워라.’

북을 울려 사람들을 모으고, 나무를 두드려 사람들을 부릅니다.

우리 같은 백성들은 아침밥과 저녁밥 먹는 일까지 멈추고 관리들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우리의 생업을 번성하게 하고, 우리의 본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백성들은 병들고 게을러지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 내 나무 심는 일과 비슷한 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질문한 사람이 말했다.

“아, 참 좋습니다. 나는 나무 기르는 법을 물었는데, 사람을 기르는 법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기록하여, 관리들이 경계로 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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