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십 안에서 발휘하는 리더십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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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십 안에서 발휘하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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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내 자리의 빈 공간 하나를 채우는 사람

일을 맡으면 두 가지 마음이 번갈아 올라옵니다. 하나는 시킨 것만 정확히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괜히 일을 더 벌였다가 책임질까 봐 조용히 있고 싶습니다. 다른 하나는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제 방식대로 당장 바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하는지 답답하고,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공동체 전체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저는 수동적인 태도와 지나치게 앞서가는 태도 사이를 오갔습니다.

사역과 일에는 두 가지 힘이 필요합니다. 이미 맡겨진 일을 신실하게 수행하는 힘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일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힘입니다. 앞의 힘을 팔로우십이라고 하고 뒤의 힘을 리더십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 따르면서도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면서도 함께 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팔로우십은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공동체가 어디로 가는지 이해하고, 맡은 책임을 약속한 대로 감당하며, 다른 사람의 역할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내가 동의한 부분만 하고 불편한 일은 계속 미루면 함께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필요한 정보를 나누며, 결정된 일을 책임 있게 마치는 사람이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리더십도 직책을 가진 사람에게만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자기 자리에서 필요한 것을 보고 한 걸음 먼저 움직이는 태도입니다. 아무도 정리하지 않은 자료를 정리하고, 반복되는 실수를 줄일 방법을 제안하고, 새로 온 사람이 헤매지 않도록 안내문을 만드는 일도 리더십입니다. 사람을 많이 거느리지 않아도 맡은 일의 다음 모습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모세를 따르던 사람이었습니다. 모세 곁에서 배우고 공동체의 명령을 수행했던 사람이 나중에는 백성을 이끌었습니다. 따르는 시간과 이끄는 시간은 서로 끊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잘 따르는 동안 공동체의 역사와 하나님의 약속, 사람들의 두려움과 필요를 배웠습니다. 그 배움이 다음 책임을 감당할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출애굽기 17장에는 모세의 팔이 지쳤을 때 아론과 훌이 양쪽에서 손을 붙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앞에 선 사람만 전쟁을 감당한 것이 아닙니다. 옆에서 무게를 나누고 끝까지 버틴 사람들도 공동체를 이끌었습니다. 누군가를 받쳐 주는 일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그 손이 없으면 앞에 선 사람도 오래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잠언 29장은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고 말하면서도 율법을 지키는 사람이 복되다고 덧붙입니다. 방향만 외치고 바른 기준을 잃으면 비전은 한 사람의 욕망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오던 규칙만 반복하고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으면 공동체는 굳어집니다. 앞으로 갈 길을 보면서도 하나님의 말씀과 공동체의 책임 아래에 머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리더를 잘 따르라는 말씀은 리더가 무엇이든 명령할 수 있다는 허가증이 아닙니다. 베드로전서 5장은 지도자가 양 무리를 억지로 다루거나 지배하지 말고, 자원함과 본으로 섬기라고 권합니다. 권한이 클수록 설명하고 듣고 책임질 의무도 커집니다. 거짓과 불법, 학대와 모욕을 참는 일을 팔로우십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위험한 지시는 거절하고, 필요한 곳에 알리고, 안전한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질문하는 일도 불순종은 아닙니다. ‘이 일을 왜 합니까?’ ‘더 안전한 방법은 없습니까?’ ‘이 결정으로 누가 어려움을 겪습니까?’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은 공동체를 깨뜨리기보다 놓친 것을 보게 합니다. 다만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맡은 일을 일부러 망치거나 사람들을 편으로 가르는 것도 바른 태도는 아닙니다.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결정된 범위 안에서 협력하며, 양심을 어기는 문제에는 분명한 경계를 세워야 합니다.

리더십이 강한 사람은 자꾸 앞서갑니다. 흐름이 보이고 답도 빨리 떠오르기 때문에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을 답답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끝까지 듣고, 맡은 범위를 지키며, 결정된 일을 마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팔로우십이 강한 사람은 안정적으로 일하지만 빈자리를 보고도 ‘누군가 하겠지’라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작은 제안 하나를 내고 직접 시도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리더십의 첫 특징을 저는 ‘맥과 결을 아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근육을 마사지할 때 결을 따라가며 가장 아픈 곳을 찾듯이, 공동체와 일의 흐름을 자세히 살피는 것입니다. 지금 가장 힘이 새는 곳이 어디인지, 사람들은 어느 대목에서 반복해서 막히는지, 무엇을 건드리면 일이 나아지는지를 보는 눈입니다. 제 답부터 내놓기 전에 현장을 오래 관찰해야 그 맥을 짚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빈 공간을 보는 눈입니다.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이 몰린 곳만 따라가면 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비어 있는 자리를 보고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조직에도 빈 공간이 있습니다. 인수인계가 없거나, 자료를 찾기 어렵거나, 같은 질문에 매번 다른 답을 하거나, 새 사람이 아무 설명 없이 눈치로 배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거창한 새 사업보다 이런 빈틈 하나를 채우는 일이 더 큰 도움을 줄 때가 많습니다.

저도 일터에서 매달 같은 보고서를 만들던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전 사람이 하던 방식대로 자료를 내려받아 엑셀에 옮겼습니다. 그것만 정확히 해도 맡은 일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같은 일을 계속하면서 조금씩 손을 봤습니다. 수식을 바꾸어 반복 작업을 줄이고, 자료가 자동으로 연결되게 하고, 나중에는 숫자의 뜻을 살필 수 있는 화면도 더했습니다. 한 번에 대단한 시스템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불편한 부분을 하나씩 고치다 보니 시간이 줄고 자료도 더 빨리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합니다. 회사의 자료를 다룬다면 보안과 권한을 확인하고, 새로운 도구를 연결하기 전에 담당자와 협의해야 합니다. 제가 편해지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떠넘기면 좋은 개선이 아닙니다. 교회 봉사에서도 헌신이라는 말로 끝없는 무급 노동을 요구하거나 휴식을 죄책감으로 막아서는 안 됩니다. 더 나은 방법은 사람을 덜 소모시키고, 실수를 줄이며, 함께 일하기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발전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현상을 유지하려고만 하면 어느 순간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새것으로 바꾸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래 이어진 전통에는 여러 사람이 실패하며 배운 지혜가 들어 있습니다. 왜 이 방식을 지켜 왔는지 먼저 듣고, 지금의 목적을 더 잘 섬길 방법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전통을 무시하는 혁신도 위험하고, 목적을 잊은 반복도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네 번째는 연구하는 마음입니다. 맡은 분야에 마음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더 알고 싶어집니다. 다른 공동체는 어떻게 하는지 살피고, 잘된 사례를 비교하고, 필요한 기술을 배웁니다. 그대로 흉내 내기보다 우리 형편에 맞는 부분을 골라야 합니다. 방송 화면을 맡았다면 이미지 한 장과 카메라 각도 하나도 연구할 수 있고, 사람을 섬긴다면 그들이 어느 순간 불편해하고 어디에서 힘을 얻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명감은 보상을 무시하라는 말도 아닙니다. 사람은 정당한 급여와 휴식, 안전한 환경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조건을 요구한다고 마음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명감은 조직을 위해 자신을 끝없이 태우는 것이 아니라, 맡은 일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고 책임 있게 하는 마음입니다. 리더는 그 마음을 이용하지 말고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온라인 자료도 같은 원리로 자랄 수 있습니다. 흩어진 설교와 강의를 검색할 수 있게 모아 두면, 처음에는 작은 기록에 불과해도 시간이 지나 누군가 필요한 내용을 찾는 자료가 됩니다. 그 기록이 짧은 영상이나 책, 다른 언어의 글로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조회수가 곧 사역의 성공은 아니지만, 좋은 내용을 필요한 사람이 발견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알리는 수고는 필요합니다. 콘텐츠가 쌓일수록 사실과 맥락, 개인의 안전을 더 세심하게 지켜야 합니다.

오늘 제 자리에도 빈 공간이 하나쯤 있을 것입니다. 매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 모두 불편해하지만 그대로 두는 일, 새 사람이 반복해서 묻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른 곳의 좋은 사례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제 권한과 책임을 확인한 뒤, 이번 주에 바꿀 수 있는 가장 작은 것 하나를 실제로 고쳐 보겠습니다.

팔로우십이 부족하다면 맡은 약속 하나를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면 개선할 제안 하나를 말해 보겠습니다. 하나님께 잘 따르면서도 생각을 멈추지 않게 해 달라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도 사람과 질서를 밀어내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더 좋은 일꾼은 모든 것을 혼자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걷는 자리에서 필요한 한 걸음을 책임 있게 내딛는 사람입니다.

강의 요약

1. 좋은 일꾼은 맡은 일을 신실하게 수행하고 필요한 일을 능동적으로 만듭니다

2. 팔로우십은 생각 없는 복종이 아니라 공동의 목적을 이해하고 함께 책임지는 태도입니다

3. 리더십은 직책보다 자기 자리의 흐름과 빈 공간을 살피는 데서 시작합니다

4. 성경의 리더는 사람을 지배하지 않고 자원함과 본으로 섬겨야 합니다

5. 질문과 문제 제기는 공동체의 안전과 진실을 지키는 책임일 수 있습니다

6. 맡은 일은 반복할수록 더 정확하고 덜 소모되도록 조금씩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7. 전통의 지혜를 존중하면서도 목적을 더 잘 섬길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8. 오늘 내 책임 범위 안에서 개선할 한 가지를 찾아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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